코로나로 아이들이 학교를 띄엄띄엄 다닌 것이 벌써 1년이 다 되어 간다.
아이들은 학교를 가지 않는 날에는 집에서 태블릿으로 선생님과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
어느 날 아이 엄마가 말을 꺼낸다.
아이들이 수업 때문에 인터넷으로 자료도 찾고, 수업도 들어야 한다고......
게다가 요즘 초딩들은 벌써부터 PPT때문에 컴퓨터를 배운다고 난리다.
그래서 내 컴퓨터를 쓰겠다고 한다.
어차피 회사 출근하면 안 쓰니까, 아이들이 사용하면 되겠네 라는 무서운 말을 거침없이 뱉어낸다.
컴퓨터를 오락기로 아는 귀여운 우리 아이들에게 내 컴퓨터를 사용하게 할 수는 없다.
안된다고 했다. 컴퓨터에 데이터가 많아 무겁기 때문에 이동도 불편하고...
아무튼 안된다고 했다.
그래서 결국 새로 장만하기로 했다.
아이 엄마의 요구는 간단했다.
커다란 건 싫다. 작고 저렴하면 좋다.
작고 저렴한 걸 찾다니......
컴퓨터라는게 본시 작을수록 비싸지 않던가.
A사의 미니 컴퓨터를 찾아서 보여줬지만, 가격 때문에 대번 퇴짜를 맞았다.
그래서 다나와를 뒤져본다.
미니PC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생각보다 케이스가 많았다.
그 중에서 작으면서+무선랜이 되는, 그리고 디자인이 괜찮은 저렴한 케이스를 물색했다.
그렇게 뒤적거리다 찾아낸 것이 셀텍 Thin H410A 180W Wi-Fi 이다.
조그만 실버케이스에 Asus 메인보드가 포함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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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부품들을 모두 사서 조립한것이다 |
CPU는 인텔 펜티엄 골드 G6400을 선택했다.
아이가 고성능 게임을 할 것도 아니고, 아니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것이지만.
인터넷이나 문서작성 정도만 할 거라서 선택했다. 물론 가격도 맘에 들었다.
RAM은 노트북용 8Gb를, 하드는 집에 남는 256기가 구형 SSD를 달기로 했다.
오픈마켓에서 주문을 하려고 보니, 설명글에 기본쿨러가 높아서 두껑이 닫히지 않는다고 한다.
다나와를 뒤져서 높이가 낮은 쿨러를 찾았다.
저렴하게 맞추는 것이 목표라서 만원도 안되는 ALSEYE를 선택했다.
그렇게 계산해보니 채 40만원이 되지 않는 금액으로 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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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410 구성품 - 쿨러는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
이제 주문은 끝났다. 제품이 모두 도착했으니 조립을 해야 한다.
메인보드를 살펴보니 일반 PC와 다르게 외부 어댑터 전원을 사용하고 있다.
게다가 같이 포함된 Wifi 랜카드는 블루투스까지 지원된다.
침침한 눈을 비벼가며 좁은 공간안에 전선을 끼우고, 나사를 조이며 작업했다.
하다 보니 예삿일이 아니다.
좁은 공간에 부품을 넣는데 꽤나 고생했다 |
완성된 모습을 보니, 생각보다 작고 가벼워서 좋았다.
다만 디자인은 첫 인상에 비해 계속 볼 수록 만족도가 떨어진다.
항상 물건을 살때마다 느끼지만, 싸면서 디자인 만족도가 높은 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아담한 크기가 마음에 든다 |
부팅도 정상이고, 윈도우도 잘 깔린다.
무엇보다 SSD라서 작업하는데는 아무런 무리가 없다.
이제 성능을 테스트 해보자.
나온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디아블로3를 돌려보았다.
옵션을 최하로 낮추었는데, 20프레임을 넘지 못한다.
인텔의 내장그래픽 성능이 안쓰러울 뿐이다.
하지만 그래픽 카드가 싯가로 움직이는 작금의 현실에 비하면 만족할만 하다.
모니터만 있으면 어디든 쉽게 들고 다닐 수 있다.
컴퓨터가 차지하는 공간도 작고 이 정도 가격으로 미니PC를 맞출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다만 최신 게임을 마구 돌리겠다는 생각은 말자.
그저 아이들에게 마음놓고(?) 컴퓨터를 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면 될 것이다.
그렇게 아이들은 빨리 성공해서 좋은 컴퓨터를 사고야 말겠다는 욕심에
더욱 더 공부에 매진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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